오늘 저녁, 하늘이 좀 예뻤어요. 봄바람도 적당히 선선하게 불었고,
아들이랑 손잡고 동네 한 바퀴 산책 나갔어요.
늘 그렇듯, 우리 아이는 걷는 것보다는 뛰는 걸 좋아해요.
이모랑 같이 나와서 더 신이 났고요.
"엄마~ 나 먼저 간다~!"
"조심히 가야 해~!" 했지만,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벌러덩...
조그만 무릎이 바닥에 쓸렸고, 순간 아이 얼굴이 찌푸려지며 울음이 터져버렸어요.
놀란 저는 얼른 달려가 안아줬어요.
"괜찮아? 아야 했어? 잘 보고 다녀야지~" 하며 무릎을 조심스레 쓰다듬었죠.
그렇게 안고, 또 업고, 천천히 집까지 걸어왔어요.
문 앞에서 신발을 벗는데, 우리 아들이 조용히 말했어요.
"엄마가 이쁘게 말해줬음 좋겠어."
순간 멈칫했어요.
"왜? 엄마 말이 안 예뻤어?" 조심스럽게 물어봤더니,
"나 아팠는데… 속상했는데… 엄마가 먼저 그거 알아줬음 좋겠어." 하더라고요.
숨이 턱! 하고 막혔어요.
맞아요. 아픈 것보다 더 아픈 건, 그 마음을 몰라주는 거겠죠.
내가 했던 말들이 위로보다는 잔소리처럼 들렸을까 봐 너무 미안했어요.
"우리 아들, 많이 아팠구나. 엄마가 그걸 몰라줘서 더 속상했지.
미안해. 엄마가 더 노력할게. 우리 아들 마음, 더 잘 알아볼게."
아이랑 함께 살아가는 건, 매일이 배움의 연속이네요.
말 하나에 담긴 작은 마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아이에게서 조용히 배우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남기는 이유는요,
누군가의 하루도 이런 작고 따뜻한 마음으로 채워졌으면 해서예요.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마음 한 켠을 꺼내어 적어봅니다.
처음엔 그냥, 아이와 저 우리 둘의 일상을 기록해보자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조금씩 글이 쌓이다 보니 애드센스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아직은 글도 몇 개 안 되고 서툴기도 하지만
그냥 이렇게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게 나답고, 또 이 공간도 그렇게 자라났으면 좋겠어요.
하루하루 쌓여가다 보면, 작게나마 의미 있는 무언가가 되어줄 거라 믿어요.
이 작은 기록이 언젠가 아이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의미 있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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