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나무 앞에서 아들이 빈 소원, 내 마음은 이미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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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기록

소원나무 앞에서 아들이 빈 소원, 내 마음은 이미 이루어졌다

by 하루결맘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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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초봄,

아직은 살짝 쌀쌀했던 저녁 산책길이었다.

 

조용히 걷고 있는데,

아들이 갑자기 앞을 가리키며 외친다.

 

"엄마, 저기 소원나무 있어. 소원 빌자~!"

 

장난인 줄 알고 웃으며 다가갔는데,

아들이 두 손을 꼭 모으고 눈을 감더니

입을 열었다.

 

"엄마랑 같이 살게 해주세요."

 

그 순간,

내가 빌려던 소원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아들의 말이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 아들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100점입니다~ 해줘야지!"

 

나도 웃으며

"100점입니다~"를 외쳤다.

 

그날 이후로, 아이는 나무를 볼 때마다 멈춰서

진심을 꾹꾹 눌러담은 소원을 빈다.

 

진심을 너무 쉽게 건네는 아이와,

그걸 듣고 마음이 조용히 무너졌다가 다시 따뜻해진 엄마.

 

짠하면서도,

너무 행복했던 산책길.

 

📎 곁에 있는 하루들 중, 가장 깊이 남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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