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나무 앞에서 아들이 빈 소원, 내 마음은 이미 이루어졌다
이른 초봄,아직은 살짝 쌀쌀했던 저녁 산책길이었다. 조용히 걷고 있는데,아들이 갑자기 앞을 가리키며 외친다. "엄마, 저기 소원나무 있어. 소원 빌자~!" 장난인 줄 알고 웃으며 다가갔는데,아들이 두 손을 꼭 모으고 눈을 감더니입을 열었다. "엄마랑 같이 살게 해주세요." 그 순간,내가 빌려던 소원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아들의 말이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 아들은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100점입니다~ 해줘야지!" 나도 웃으며"100점입니다~"를 외쳤다. 그날 이후로, 아이는 나무를 볼 때마다 멈춰서진심을 꾹꾹 눌러담은 소원을 빈다. 진심을 너무 쉽게 건네는 아이와,그걸 듣고 마음이 조용히 무너졌다가 다시 따뜻해진 엄마. 짠하면서도,너무 행복했던 산책길. 📎 곁에 있는 하루들 중, ..
2025.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