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밀림슈퍼, 옛날 슈퍼 간판 뒤에 숨겨진 커피 한 잔의 평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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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커피

순천 밀림슈퍼, 옛날 슈퍼 간판 뒤에 숨겨진 커피 한 잔의 평온함

by 하루결맘 2025.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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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목말라.”
아들과 함께 순천을 막 시작하기 전에

커피숍을 찾아 걷던 어느 봄날, 그렇게 갑자기 선언하듯 말하더라고요.
폰을 꺼내 들다가 우연히 제 눈에 들어온 건,
커다란 글씨로 ‘밀림슈퍼’라고 적힌 간판이었어요.

딱 봐도 옛날 동네 슈퍼 같은 느낌.
문득, 거기라면 생수 하나쯤은 있겠지 싶어서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 레트로 감성 가득한 ‘밀림슈퍼’

그런데요...
안에 들어서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벽엔 오래된 음료 간판,
나무로 된 진열대,
그리고 구석구석 빈티지 소품들까지.
“여기, 슈퍼 아니고... 카페잖아...?” 😅

그 당황스러움을 티 내지 않고
아이에겐 생수와 소금빵을,
저는 조용히 아메리카노 한 잔과 스콘을 주문했어요.
스콘은 이 집에서 가장 인기 많은 ‘플레인 스콘’으로 골랐어요.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커피에 찍어 먹기에 정말 딱이었어요.


☕ 카페 속 과거의 시간

자리에 앉아 한숨 돌리는데
햇살이 참 예쁘게 들어오더라고요.
아이는 조용히 물을 마시고 있었고,
그 모습이 어찌나 의젓해 보이던지요.

그런데요, 주문을 마치고 받았던 진동벨을 보는 순간
괜히 웃음이 나왔어요.
검은색 플라스틱 케이스에 익숙한 스티커가 붙어 있었는데…
이게 뭐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옛날 비디오테이프를 벨로 만든 거더라고요.
그 익숙한 모서리와 투박한 두께,
왠지 초등학교 다닐 때 집에 있던 비디오가 생각났어요.
그 작은 아이디어 하나에,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기억을 한 모금씩 따라주는 공간처럼 느껴져
시간을 조금 더 천천히 흘러가게 만들었어요.


🧒 아이와 엄마, 잠시 쉬어가는 골목 한 켠

“엄마, 여기 또 오자.”
아이가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그 말이 어쩐지, 오늘 하루가 잘 흘러가리라는 신호 같았어요.

순천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우연히 들어선 오래된 간판 뒤의 공간.
그 안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이,
엄마인 저에게도 꽤나 따뜻한 시간이었어요.


📍순천 밀림슈퍼 정보

  • 위치: 전남 순천시 역전2길 46
  • 특징: 레트로 감성 가득한 인테리어, 옛 슈퍼 느낌의 외관
  • 추천 메뉴: 플레인 스콘 + 아메리카노 조합이 최고
  • 가족 방문: 아이도 편안히 쉬기 좋아요.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
  • 쉬는 날: 매주 목, 금 정기휴무 (예외적 휴무일은 인스타그램을 확인해 주세요 :)
  • 인스타그램: http://www.instagram.com/funme_malco

💛 엄마의 짧은 후일담

기대하지 않았던 한 잔의 커피,
그날 우리 둘은 조금 더 가까워졌고,
조금 더 천천히 숨 쉴 수 있었어요.

그리고 나는 오늘도 이렇게
우연한 순간에 받은 따뜻함을 기억하며
다시 한 걸음씩 걷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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